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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igunStudio3 | 블로그: 지지직 님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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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직 님의 소설

2004/10/28 PM 04:07 | 일상/재밌는 것들 | 1 comments | 0 trackbacks | AllBlog: vote, to pocket

#perky의 지지직 님 소설이 업데이트되었길래 한 번 봤다. 이번에 업데이트 된 소설은 껌딱지라는 소설인데, 비록 표절-_-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재밌다. 역시 나 같은 놈은 소설 쓰는 거 집어 치워야 해 T_T

...혹시 다른 소설 보고 싶으신 분들께서는 뭉고 님 위키의 지지직 페이지를 참고하길 바란다. 의외로 재밌다 :) 아래는 소설 전문이다:



껌딱지

김 씨가 퇴근하고 돌아오자, 김씨의 부인은 거실에서 김씨의 겉옷과 넥타이를 받아들고는 김씨를 욕실로 밀어넣었다. 그녀는 안방의 옷걸이에 김씨의 옷을 걸고는 먼지를 터는 시늉을 하다가 약간의 통증에 화들짝 놀라 옷을 살폈다. 회색의 양복 끝단에 검은 물질이 묻어 있었다. 껌딱지처럼 보이는 그것을 보고 김씨 부인은 남편의 칠칠맞음에 혀를 차면서 내일 아침에 세탁소에 맡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아침,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김씨를 출근시킨 김씨 부인은 잠시 옆집 노처녀와 한담을 나누다가 문득 어제의 양복이 생각났다. 점심을 먹고 시장에 가면서 세탁소에 맡겨야겠다고 내심 집에서 시장까지의 경로에 세탁소를 추가시켜 놨다.

아침에 먹다 남은 음식을 대충 꾸려 점심을 먹은 김씨 부인은 양복을 들고 시장에 가기 위해 안방으로 갔다. 양복을 드는 순간, 맙소사! 양복에 구멍이 뚫려있는 것이 아닌가. 어제 그 껌딱지가 붙어 있던 자리에 커다란 구멍이 나있었다. 당황한 김씨 부인의 시야에 방바닥에 떨어져 있는 껌딱지가 들어왔다. 껌딱지를 집어내기 위해 손가락을 가져간 김씨 부인은 비명을 질렀다. 껌딱지가 손가락을 문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재빨리 손을 털어낸 김씨 부인은 어디서 이런 재수없는 물건이 들어왔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분리수거용 집게를 가지고와 방바닥에서 떼어낸 후 베란다 창문을 통해 밖에다 집어 던졌다.

김씨 부인이 다시 안방으로 돌아와 방바닥을 살펴보니 장판이 녹아있었다. 투덜대며 접착 테이프로 땜질을 하고 옷걸이를 살짝 움직여 가렸다. 그 일을 하는 내내 남편에게 모든 잘못을 뒤집어 씌우는 투덜거림이 이어졌다. 아마도 김씨가 들어오면 한바탕 부부싸움이 일어날 것이다.

삼개월 후, 마을 부녀회에서는 여름도 끝나가는 것을 아쉬워하며 아파트 단지 대청소를 단행했다. 평소 관리인들이 청소를 하지만, 몇달마다 부녀회의 대단한 인원이 몰아가는 대청소 후에는 단지가 한결 깨끗해지는 것이었다. 김씨 부인도 몇몇 주부들과 이번 여름의 폭염에 대해서 잡담을 나누며 숨은 쓰레기들을 예리한 눈초리로 골라내어 검정 비닐 봉투에 주섬주섬 담고 있었다. 한 시간정도 지나자 꽤 많은 쓰레기가 모였고, 김씨 부인 일행은 잠시 쉬기로 하고 잔디밭에 모였다.

추렴을 해 아이스바를 하나씩 먹으면서 땀을 식힌 후, 서로를 독려하며 다시 쓰레기를 줍기 위해 흩어지는 그들 중에서 짧은 탄성이 들렸다. 모두의 시선이 재빨리 모인 곳에는 18리터들이 생수통만한 검은 바위가 있었다. 검은 바위 위로는 쓰레기를 담은 검정 비닐 봉투가 놓여 있었는데, 그 봉투를 들자, 밑창에서는 쓰레기가 튀어나오고 있는 중이었다. 모두가 돌아와 살펴보니 비닐 봉투 밑창이 녹아 있었고, 바위에 닿은 쓰레기들도 천천히 녹아가고 있었다.

부녀회 사람들 모두가 모이고 난리가 났다. 바위를 향해 이것 저것 들이밀어보자 바위는 모두 빨아 먹는 것이었다. 그 북새통에 김씨 부인은 불현듯 석 달 전 남편의 양복에 뭍어있던 껌딱지가 생각났다. 그러고 보니 그 바위는 바로 김씨네 베란다 밑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김씨 부인은 부랴부랴 남편에게 전화를 했고, 남편은 전혀 그 껌딱지가 어디서 묻었는지 기억을 못했다. 대신에 김씨는 방송국에 전화해보면 어떻겠냐는 말을 했다. 또 덧붙이기를 혹시 방송국에서 오면 '최초 발견자'가 김씨 부인이라고 우기라는 것이었다.

다음날, 방송국에서 촬영차가 왔다. 김씨 부인은 김씨가 간 밤에 세세히 가르쳐 준 것과 상상력을 동원해서 인터뷰를 했다. 석달 전의 껌딱지가 틀림없이 이 검은 바위의 새끼이고, 그 껌딱지가 이제 이만큼이나 자랐다는 주장이었다. 김씨 부인의 주장은 그대로 전국의 저녁 TV에 나갔고, 다음 날이 밝자 몇몇 사람들이 찾아와 그 바위의 식사를 직접 실험해봤다. 사람들은 닥치는 대로 바위에게 먹이를 주었고 심지어 어떤 자는 손가락을 들이밀었다가 크게 다치키도 했다.

그렇게 몇달이 지나자 바위는 어느새 왠만한 집 안방에 들어찰 만큼 자랐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그 바위를 껌딱지라고 불렀다. 김씨 내외는 차츰 사람들의 관심이 자신이 '최초 발견자'의 명예를 가지게 된 바위에 대해서 흥미를 잃게 되자,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했고, 이윽고 방송국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바로 껌딱지가 자꾸 자라면 결국은 아파트와 부딪히지 않겠냐는 것이었고, 그렇게 된다면 아파트도 그 껌딱지에게 잠식당하지 않겠냐는 일종의 제보였다. 그러고 보니 껌딱지는 어느새 건물의 벽에 바짝 다가와 있었고, 사람들은 걱정하기 시작했다.

결국 김씨의 주장이 먹혀들어 생물학자, 지질학자의 일군이 다시 방송국 카메라와 같이 찾아왔고, 김씨는 자기의 계획이 성공하자 몹시 기뻐하며 마치 자기 집 뜰에 껌딱지가 있기라도 하듯이 부산을 떨었다. 학자들은 이것저것 들여다 보고 의논을 했지만, 샘플채취도 하지 못하고 -그사이 껌딱지의 흡수력은 대단히 빨라져 집게나 망치를 들이대면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흡수되고 말았던 것이다-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인터넷에는 '껌딱지를 연구하는 모임'이라는 것이 생겼고, 아파트 입주자 모임에서는 '아파트 살리기 대책위'를 세웠다. 여러가지 토론들이 오고 가는 어느날, 마침내 껌딱지는 아파트 외벽에 닿았다. 예상대로 벽도 껌딱지에게 흡수되기 시작했고 이대로라면 건물에 구멍을 나는 것은 물론, 정말 아파트 자체가 무너질 위험이 있는 것이었다. 이런 이야기가 더욱 사람들을 시끄럽게 했고, 마침내 폭파하자는 결론을 내게 되었다. 즉시 건물에는 피해가 없이 껌딱지만 날릴 수 있는 폭파전문가가 투입되었고, 경찰과 구청에서도 이 폭파를 허가해줬다.

폭파전문가는 플라스틱 폭탄의 일종을 사용하면 충분히 건물에 피해없이 껌딱지만 날려버릴 수 있다고 자신만만했다. 폭파전문가는 이것저것 수치를 재고, 계산을 하고, 시뮬레이션을 했다. 드디어 폭파일이 되자 아파트 단지의 사람들 뿐만 아니라 그동안 껌딱지에 대해 떠들었던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왔다. 폭파전문가는 득의에 찬 표정으로 아파트 반대편의 껌딱지 주변에 반원으로 폭약을 설치하고 이제 폭파가 시작될테니 사람들에게 멀리 떨어져 있으라고 당부했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뒤로 물러서고 있을 때, 제일 앞쪽에 있던 사람들이 경악에 찬 비명을 질렀다. 뒤로 물러서던 사람들이 다시 우루루 몰려왔을 때, 그들은 껌딱지가 폭약을 향해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껌딱지는 폭약을 냉큼 삼키더니 놀랄만한 속도로 부피가 커졌다. 구경하던 사람들과 폭약전문가는 도망을 쳤고, 이번에도 김씨의 제보로 현장에 와있던 방송국 중계차를 통해 이 사건은 각 방송국의 뉴스로 타전되었다.

이제는 국가에서 나서서 진상을 조사하려고 나섰고, 검은 양복의 사나이들이 왔다갔다하는 사이, 껌딱지는 아파트의 두 집을 집어 삼켜버렸고, 건물의 저층에는 안전을 위해 대피령이 내려졌다. 가십의 수준이지만 껌딱지는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고, 학술적, 종교적 관심대상이 되어 끊임없이 사람들에 둘러싸이게 되었다. 김씨네 가족은 이제 공포에 떨면서 이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더 이상 '최초발견자'라는 것은 명예가 아니었고, 오히려 무책임한 대중의 무의식적 지탄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검은 양복의 사나이들은 그 동안의 상황을 종합해서 하나의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의하면 껌딱지는 일종의 생물체였다. 이동이 가능하고, 무기물을 먹이로 삼고, 성장하며, 약간의 지능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내에서는 폭파와 기만의 두 가지 대응책을 가지고 고심했다. 즉 민간의 건물이지만 어차피 위험한 수준이니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군의 화력을 사용한 사살론과, 껌딱지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도시 밖으로 꼬여내 연구를 계속하자는 유인론이었다.

의회에서는 마침내 유인 후 사살 즉, 일반 거주지에서 군의 무기를 사용하면 피해가 매우 커질 테니, 한적한 외곽으로 유인해서 폭파하겠다는 결론을 내었다. 연구할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위험한 생물체라고 판단한 것이었다.

이제 일년을 넘게 끌어온 껌딱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트럭이 준비되었다. 껌딱지가 정확히 어떤 것을 좋아하는 지 모르기 때문에 여러가지 물건들을 트럭마다 분류하여 쌓아놓고 껌딱지 앞에서 오가며 껌딱지의 반응을 실험하기 위해서였다. 시멘트를 실은 트럭, 설탕을 실은 트럭, 폐타이어를 실은 트럭, 종이를 실은 트럭 등등이 껌딱지 앞을 오갔고, 껌딱지는 폐타이어를 실은 트럭에 약간 꿈틀댔지만 결국 움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폐타이어에 약간의 반응을 보였던 것에 착안하여 커다란 유조차가 도착하자, 마침내 껌딱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조차의 운전수는 껌딱지가 매우 천천히 움직일 것이라 생각하고 출발했지만, 예상과 달리 껌딱지는 쏜살같이 유조차를 향해 돌진했고, 운전수는 깜짝 놀라 가속 패달을 힘껏 밟았다. 미리 통제된 길을 따라 껌딱지를 뒤에 달고 전속력으로 달리는 유조차는 헬리콥터의 생중계로 전국의 국민들을 가슴 졸이게 했다. .

이윽고 개활지에 도착한 유조차에서 운전수가 재빨리 내려 피신했고, 준비하고 있던 탱크들은 껌딱지를 향해 포를 쏘기 시작했다. 엄청난 굉음이 들리고, 포연이 자욱하게 깔렸다. 사람들은 이런 포탄세례를 받고서야 껌딱지가 제 아무리 대단하기로서니 설마 무사하랴 싶었다. 그러나 잠시 후 바람이 포연을 몰아가고 나자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껌딱지는 상처하나 입지 않은 모습으로 전보다 두 배는 커져 있었다. 사람들은 그제서야 이 괴물이 물질 뿐만 아니라 에너지까지 먹고 자란다는 것을 알아챘다. 마치 블랙홀과 같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것이다.

5층 건물만큼 자라난 껌딱지는 이제 국제적인 해결 대상이 되었다. UN과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이름 좀 있다 싶은 나라들은 모두 몰려와 이 괴물을 '무찌를' 해법을 연구했다. 그러나 해결책이 나타나지 않았다. 각 국의 수뇌부들은 지금은 강 건너 불인 이 껌딱지가 혹시나 자기 나라에도 자라고 있지 않을까, 혹은 한국을 몽땅 먹어치우고 나면 일본이나 중국, 러시아로 옮겨 가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

세계의 석학들이 골머리를 앓았으나 적당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몇 달이 흘렀을 때, 묘책이 '최초발견자', 김씨에게서 나왔다. 그 묘책이란 다름 아니라,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몇 개를 동시에 쏘아올려 껌딱지를 지구 밖으로 몰아내자는 의견이었다. 마치 유조차를 맹렬히 뒤쫓았던 것처럼 미사일을 따라간다면 결국은 지구 밖으로 몰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 이 의견을 들은 사람들은 껌딱지가 하늘을 어떻게 하늘을 날겠느냐고 핀잔을 줬지만, 사실 이런 괴물체의 존재 자체가 인간의 이성을 뛰어넘는 것이었기 때문에 절대로 날지 못 할 것이라고 단정내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김씨의 의견은 받아들여져, 정부는 북측에서 대포동 미사일을 여러 대 수입하여 개조하는 작업에 착수하였다. 그 와중에도 미국과 일본과 중국은 대량 살상 무기 개발 원천 기술 어쩌네 하면서 투덜댔지만, 한국 정부는 뜻을 굽히지 않고, 대포동 미사일을 먼 우주까지 날아갈 수 있는 로켓으로 개조했다.

이제 운동장만한 크기로 자란 껌딱지가 갑자기 로켓을 향해 덤벼들지도 모르는 일이었지만, 로켓 발사대는 껌딱지로부터 최대한 가까운 곳에 세워졌다. 만약에 이 가공할 괴물에게 하늘을 날아오를 기술이 없다면 아마도 지구는 곧 멸망할 것이었다.

마침내 발사대가 준비되고 로켓이 발사대 위에 올려졌다. 발사 당일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유조차 30대가 껌딱지를 향해 돌진하다가 로켓의 발사에 맞춰 재빨리 로켓을 향해 방향을 바꿨다. 예상대로 껌딱지는 맹렬히 유조차를 쫓아왔고, 로켓은 제 시간에 발사되었다. 놀랍게도 껌딱지는 로켓이 발사되자 유조차를 더 이상 신경쓰지 않고 하늘로 그 거대한 몸체를 띄워 올렸다. 막연하게 생각되던 껌딱지의 비상은 그 엄청난 크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매우 가뿐했다. 세계의 방방곡곡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이제 저 로켓이 무사히 외계로 날아가기만 하면 인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평온한 나날을 보낼 수 있을 것이었다.

로켓은 정말 무사히 대기권을 통과하고, 지구 밖으로 나갔다. 껌딱지는 맛있는 먹이를 놓칠세라 열심히 로켓을 쫓아갔다. 모두들 한숨을 내쉬면서 기쁨의 포옹을 나눴다. 그러나 로켓이 지구를 떠나 20분 가량 됐을 무렵 껌딱지의 속도가 느려졌다. 이대로라면 다시 지구로 돌아올 위험도 있어 통제센터는 갑자기 침묵에 잠겼다. 껌딱지의 멈칫거림을 놓고 설왕설래 하던 통제센터의 한 귀퉁이에서 '최초발견자'로서 그곳에 와있던 김씨는 껌딱지가 로켓을 쫓아갈지, 아니면 더 맛있어 보이는 태양을 향할지 망설이고 있는 것이라는 가설을 내놨다. 만약에 껌딱지가 태양을 향해 간다면 어처구니없게도 자꾸만 커져 태양 자체를 삼켜버릴 수도 있는 노릇라는 무시무시한 의견과 함께.

지금까지 김씨의 가설은 거의 들어맞았기 때문에 통제센터에서는 로켓을 길게 우회해서 껌딱지와 가까워지게 항로를 조정했다. 그제서야 껌딱지는 맛있어 보이지만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태양의 유혹에서 벗어서 로켓을 쫓아가기 시작했다. 사실 한국정부에서는 대외적으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지만 로켓 안에 핵탄두 십여기를 장착해 놓은 상태였다. 임박한 IAEA 핵사찰에 대비해 증거물을 없애고, 또한 정말 껌딱지가 날아올랐을 때, 충분한 미끼가 되기 위해서 심어놓은 이 핵탄두들은 껌딱지에게는 물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던 것이다.

껌딱지가 지구를 떠난 후 일년동안 사람들은 서서히 껌딱지를 잊어갔고, 5년이 지나자 껌딱지라는 말은 다시 비속어로서의 위치로 돌아갔다. 그 사이 미국의 압력을 받은 IAEA의 핵사찰 팀은 한국의 곳곳을 뒤졌고, 마침내 로켓에 핵탄두가 탑재되어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미국 행정부는 이 사실을 이용해 한국을 협박하였고, 많은 경제적인 이득을 얻어냈을 뿐 아니라, 로켓의 통제권까지 빼앗아 갔다.

어느 순간 껌딱지는 자기의 항해를 돌이켜 생각해봤다. 지구를 떠난 지 벌써 10년 가까이 저 로켓을 쫓아왔다. 지구의 흙은 간신히 배고픔을 달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정도로 형편없는 것이었지만, 인간들은 가끔 영양가 넘치는 먹이를 주곤 했었다. 지구인은 영악하게 로켓에 맛있는 먹이를 실어 자기를 유혹했지만, 과히 나쁘지 않은 흥정이라고 생각했기에 기쁘게 지구를 떠나 저 로켓을 따라 나설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쫓아올 줄 알았으면 그때 멈칫거리지 말고 태양을 향해 돌진할 걸 그랬다. 몸집은 조금씩 작아져 어느새 지구를 떠날 때의 1/5로 줄어있었다. 게다가 이 곳은 너무 추워 온 몸이 꽁꽁 얼어붙은 지 오래다. 지독히 고요한 10년이었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조금은 지겨워진 것도 사실이다. 화성의 붉은 토양, 목성의 거대한 폭풍, 토성의 구멍난 먼지띠를 지날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을 지나오는 길은 정말 추웠다. 이제는 콰오아, 세드나를 지나 카이퍼 벨트도 거의 통과하고 있다.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사실 이제는 저 로켓을 꼭 덮치겠다는 것도 아니다. 이 적막한 우주에 동행조차 없다면 무슨 낙일까. 쓸쓸히 어느 행성에 떨어져 그 행성을 다 먹어치운들 무슨 보람이 있겠는가. 그저 가는 것이다. 로켓이 어디까지 가는지 그저 끝까지 가보는 것이다.

로켓은 관성과 인력의 미묘한 역장을 이용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지만, 연료가 완전히 바닥난 것은 아니었다. 재선에 성공하여 미국의 44대 대통령에 취임한 미스터 부시는 한국으로부터 빼앗은 로켓의 통제권을 생각해냈다. 그는 악의 축을 없앤다는 미명하에 로켓의 진로를 바꿔 껌딱지에게 충돌시켰다. 핵탄두는 정확하게 동작하여 태양계를 완전히 벗어나기 직전에 있었던 껌딱지를 산산히 부숴놨다.

인간들은 그를 완전히 잊은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괜찮다. 이정도면 아주 멀리 온 것이다. 전생의 그는 이십오만팔천 조각으로 쪼개져 여러 은하에 떨어졌었다. 이십오만팔천 조각들의 거의 대부분은 행성을 잡아먹고, 항성을 잡아먹고, 결국 스스로 붕괴하여 블랙홀이 되어버렸지만, 그는 오래 여행했고, 하나의 계를 완전히 이해했으며, 이제 또 다시 이십오만팔천의 내생으로 윤회하는 것이다. 이십오만팔천 중에서 특별한 하나였다는 것은 나쁘지 않은 결과이다. 그리고 그의 내생들은 다시 안드로메다를, 마젤란을, 알마크, 미라크, 알페라츠, 그리고 이름도 없는 숱한 별들을 천천히 찾아갈 것이다. 그는 만족하며 의식을 놓았다.

[지지직 님의 사족: 네 시간동안 정신없이 써내려 간 이 이야기는 사실은 '국민학교' 시절에 읽은 어느 아동용 SF 페이퍼 북의 완전한 표절입니다. ^^; 지난 새벽, 불을 끄고 누워, 불면에 시달리는 동안 문득 어린 시절에 읽은 그 괴이한 서양 이야기가 생각나 '리메이크'해봤습니다. '세상의 모든 저작권 관련법에 저촉되는' 이 이야기를 혹시나 다른 곳에 옮기실 분은 꼬옥~ 이 사족도 같이 옮겨 주십시오. ( 물론 -_- 제 이름도 한 자리 차지할 수 있으면 좋겠지요;; ) 덧붙여, 오문과 탈자가 있더라도 정신없이 타이핑을 한 죄라고 어여삐 여겨주십시요.] [토끼군의 헛소리: 네 사족도 옮겨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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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성.인.채.널 (2005/07/18 AM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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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번'호:ult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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